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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13 [인터뷰] 고미경 사무국장(금속노조광전지부) 전남노동권익센터 2022-03-25 16:21:11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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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 날이 올해로 114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한 인류사를 돌이켜보면 짧은 시간일 테지만, 우리가 살아온 날들로 보자면 긴 시간인데... 사회구성원인 여성으로서 우린 여전히 목마름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이번 달에는 대표적인 남성중심 노동조합인 금속노조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미경 사무국장을 만나 여성, 노동조합원, 상근활동가인 그녀를 통해 114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질문] 고미경은 어떤 소녀였나요?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것은 해내고야마는 악바리였어요. 초등학교 졸업하면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산업체에 들어가라는 설득을 뒤로하고 인문계 고등학교까지 진학했죠. 대학 진학도 하고 싶었지만 등록금 내기도 어려운 형편이라 일단 취업해서 돈을 벌기로 결심하고, 85년 상경해 전구를 생산하는 조그만 공장에 취업했어요당시 월급 10만원을 받아서 8만원 적금, 15천원 기숙사비. 그렇게 1년 동안 억척스럽게 모은 돈 100만원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드린 후, 소녀 고미경의 독립분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질문] 노동조합에는 어떤 계기로 가입하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때에도 대학생들이 왜 대모를 하는지 궁금했었고, 사회 돌아가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86년에 아남반도체 입사 후, 처참한 광경의 광주항쟁 화보를 보게 되었는데 당시 엄청 충격을 받았죠. 광주의 진실과 마주한 후, 내가 알던 모든 것을 뒤집어 보게 되었고 노동조합에도 가입해 노동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여성노동자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일까요?
노동운동하는 사람들 내에도 가부장적인 사람들이 많아서 여성들이 자기 역할을 찾아 본연의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더라구요. 제가 원래 센 사람은 아니어서 튀기보다는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는 타입인데, 그렇게 지내다보니 사람들이 그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거에요. ‘이건 아니다 싶었죠. 내 딸을 비롯해 함께 활동할 여성들을 생각한다면 힘들더라도 부딪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금속노조를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금속노조는 전국에 20, 광주전남에 1만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는 대규모 노동조합이죠. 주로는 중공업, 금속 제조사업장 노동자들이 가입했는데, 최근에는 금속노조 사업장 내 출퇴근 관광버스, 식당, 청소, 콜센터 노동자 등 다양한 분들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질문] 노동조합에서 여성노동자로서 자리매김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금속노조에서 여성조합원 비율은 약10% 정도로 소수이다보니 임원으로 여성이 설 수 있는 자리도 그리 많지 않아요. 최근에는 부수적이고 형식적인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 노조 내 문제의식이 있다 보니 바꿔나가기 위해 현장에서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노조 안에서 악세사리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자기 모습을 찾아가려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껴요. 이건 누가 등 떠밀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잖아요.
 
[질문] 금속노조광전지부 사무국장으로서 어떤 활동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늘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네요. 나 스스로 관성화되고 관료화되는 모습을 용납하지 않으려 애쓰고,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그래서 어렵고 힘든 중소·영세사업장지회, 100인 미만의 복수·소수노조가 있는 지회에 더 자주 방문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또 미력하나마 중간에서 완충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정치적 성향이 다른 지회장님들께도 연락드리고 있어요.
 
[질문] 여성노동자들과 작당모의를 하고 계신게 있다면...
지부여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이 지회장을 맡는 등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어요. 사무국장으로 있는 동안 금속노조에서 활동할 여성후배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하는 역할을 하려구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성차별, 현장에서 느끼는 성희롱을 맘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도 꾸려보고 싶구요. 내가 잘 걸어왔다고 자부하는 것처럼 그들 또한 충분히 빛나며 잘 걸어가리라 믿으며...
 
[질문] 향후 어떤 계획을 야심차게 세우고 계셔요?
37년 근속 중 15년을 전임으로 활동했더라구요. 정년까지 엠코지회 활성화를 소명으로 여겼고, 노동조합의 역사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나이 먹고까지 자리 보존하는 것이 후배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는 나답게 늙어가자라고 결론을 내렸고 몇 년 전부터 고향인 제주에 내려가 활동하려고 집수리도 마친 상태에요. 더 늦기 전에 내 고향 제주에서 4·3해설사, 강정마을지킴이활동 같은 사회운동을 해 보고 싶어요.
 
[질문] 전남노동권익센터가 어떤 역할과 활동을 하면 좋을까요?
정부나 지자체에 의해 만들어진 기관을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었어요. 그런데 노동권익센터와 함께 활동하다보니 유연하게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지역에서 어렵고 힘든 노동자들이 거부감 없이 찾을 수 곳,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취약계층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전남노동권익센터가 지금보다 더 넓게 외연을 확장해 주시고, 더 열심히 활동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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